10월 9일(미국 시간) 미국 증시에서 통신 3사 주가가 한꺼번에 크게 내렸습니다. AT&T는 9.8%, 버라이즌은 8.8%, T모바일은 13.3% 하락 마감했습니다(Axios, Yahoo Finance). 같은 날 S&P500은 0.59% 올랐습니다.

계기는 전날 장 마감 뒤 나온 스페이스X의 발표였습니다. 스페이스X는 사모펀드 그레인 매니지먼트가 가진 미국 전역의 800MHz 저대역 주파수 면허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약 80억 달러라고 보도했습니다. 거래가 마무리되려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이 필요합니다(Quartz, 머니투데이). 저대역 주파수는 멀리 가고 건물 안까지 잘 들어가기 때문에, 위성 통신에 지상망을 더해 기존 통신사와 직접 경쟁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머니투데이는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세 회사의 시가총액이 하루에 약 620억 달러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평가는 엇갈립니다. 에버코어 ISI는 통신 3사의 저대역 주파수 방어선이 약해진다고 봤고(뉴스핌), JP모간은 통신망을 짓는 데 드는 시간과 자본을 생각하면 단기 위협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머니투데이). 이 글은 누구의 말이 맞는지 따지지 않습니다. 주가 자료로 이날의 하락이 얼마나 드문 일이었는지만 확인합니다.

그날의 숫자

Yahoo Finance 자료로 다시 계산한 10월 9일 등락입니다.

종목전날 종가 → 10월 9일 종가등락률 (배당락 반영)종가만 단순 비교
AT&T24.87 → 22.18달러-9.81%-10.82%
버라이즌46.35 → 41.65달러-8.75%-10.14%
T모바일171.31 → 148.58달러-13.27%-13.27%
S&P5007,811.54 마감+0.59%

AT&T와 버라이즌은 숫자가 두 가지입니다. 두 회사 모두 10월 9일이 분기 배당의 배당락일이었기 때문입니다(Yahoo Finance 기준 AT&T 주당 약 0.28달러, 버라이즌 약 0.71달러). 배당락일에는 배당만큼 주가가 낮아진 채로 거래가 시작되므로, 그 몫을 빼고 계산한 값이 보도된 등락률(-9.81%, -8.75%)입니다. 전날 종가와 단순 비교하면 두 종목 모두 10% 넘게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그중 1%p 남짓은 배당락입니다. 아래의 역사적 비교는 모두 배당락을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입니다.

세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10.61%입니다. 거래량은 직전 63거래일 평균과 비교해 AT&T 3.1배, 버라이즌 4.4배, T모바일 4.1배였습니다. 반대로 통신탑을 빌려주는 회사들은 크게 올랐습니다. 크라운 캐슬 +15.60%, 아메리칸 타워 +9.30%, SBA 커뮤니케이션스 +7.34%입니다. 스페이스X는 1.25% 올랐습니다.

종목별로 얼마나 드문 하락이었나

종목비교 기간거래일 수10월 9일의 순위이보다 더 내린 가장 최근 날
AT&T1983년 11월 이후10,804일4번째로 큰 하락2023년 4월 20일 (-10.41%)
버라이즌1983년 11월 이후10,804일4번째로 큰 하락2002년 7월 22일 (-11.85%)
T모바일2013년 5월 이후3,381일가장 큰 하락없음

“버라이즌, 2002년 이후 최악의 하루"라는 CNBC 제목은 자료와 일치했습니다. 버라이즌이 하루에 8.75%보다 더 내린 날은 43년 동안 세 번뿐이고, 가장 최근이 2002년 7월 22일입니다.

T모바일은 현재 이름으로 거래를 시작한 2013년 5월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입니다. 그전까지의 최대 하락은 2025년 4월 25일의 -11.22%였습니다. 10월 9일 종가 148.58달러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종가입니다.

AT&T는 기준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장중에 나온 “2000년 이후 최악"이라는 보도(Benzinga)는 전날 종가와 단순 비교한 -10.82% 기준으로는 맞습니다. 그보다 더 내린 날이 2000년 12월 19일(-12.66%)뿐이기 때문입니다. 배당락을 반영한 -9.81%로 보면 2023년 4월 20일(-10.41%) 이후 가장 큰 하락입니다.

통신주가 같이 급락한 날, 시장은 대부분 폭락 중이었다

자료가 가장 긴 AT&T와 버라이즌을 묶어 봤습니다. 1983년 11월 이후 10,804거래일 가운데 두 종목이 같은 날 5% 넘게 내린 날은 22일입니다.

AT&T와 버라이즌이 같은 날 5% 넘게 내린 22일의 S&P500 등락률

  • 22일 가운데 20일은 S&P500도 내린 날이었습니다. 14일은 S&P500이 3% 넘게 내렸습니다. 1987년 블랙 먼데이, 2002년 여름, 2008년 가을, 2020년 3월 같은 때입니다.
  • 이번을 뺀 21일의 S&P500 등락률 중앙값은 -5.27%입니다. 통신주의 동반 급락은 대개 시장 전체가 무너지는 날의 일부였습니다.
  • S&P500이 오른 날은 두 번뿐입니다. 2023년 7월 17일(+0.39%)과 이번(+0.59%)입니다. 2023년에는 통신사들의 낡은 납 피복 케이블 문제를 다룬 보도가 계기였습니다(Motley Fool).
  • 두 종목이 같은 날 8% 넘게 내린 날은 세 번입니다. 1987년 10월 19일(S&P500 -20.47%), 2002년 7월 22일(S&P500 -3.29%), 그리고 이번입니다.

T모바일까지 세 종목이 모두 5% 넘게 내린 날은 2013년 5월 이후 네 번입니다. 2020년 3월 12일(S&P500 -9.51%), 2020년 3월 16일(-11.98%), 2025년 4월 4일(-5.97%), 그리고 이번입니다. 앞의 세 번은 시장이 6% 가까이 또는 그 이상 내린 날이었습니다.

하락 폭만 보면 이번보다 큰 날이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이번이 다른 점은 시장이 오른 날, 통신 업종 고유의 이유 하나로 이만큼 내렸다는 것입니다.

시장은 버틴 날 통신주만 급락한 뒤에는

비슷한 성격의 과거 사례를 찾았습니다. 기준은 “S&P500 등락률이 -1% 이상인 날, 종목이 6% 넘게 내린 경우"입니다. 이번을 빼고 AT&T 12번, 버라이즌 11번, T모바일 6번으로 모두 29번입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린 날이 아니라, 그 회사나 업종의 사정으로 내렸다고 볼 수 있는 날들입니다.

구분5거래일 뒤20거래일 뒤60거래일 뒤
29번의 중앙값-0.23%+0.80%+3.11%
29번의 평균+0.64%+1.23%+5.26%
오른 횟수14번16번19번
세 종목의 모든 거래일 중앙값+0.25%+0.97%+3.13%
세 종목의 모든 거래일 상승 비율53.4%56.9%62.7%

시장은 버틴 날 6% 넘게 내린 29번의 60거래일 뒤 수익률

급락한 날 종가를 기준으로 60거래일 뒤 수익률의 중앙값은 +3.11%로, 세 종목의 평소 60거래일 중앙값 +3.13%와 거의 같았습니다. 오른 비율도 29번 중 19번(65.5%)으로 평소의 62.7%와 비슷합니다. 급락 뒤에 반등이 뒤따르는 경향도, 하락이 이어지는 경향도 숫자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편차입니다. 60거래일 뒤 수익률은 가장 나쁜 -22.44%부터 가장 좋은 +35.23%까지 퍼져 있습니다. 하루 하락 폭이 8% 이상이었던 일곱 번만 따로 보면 이렇습니다.

날짜종목그날 등락률20거래일 뒤60거래일 뒤
1998년 5월 11일AT&T-8.41%+3.06%+2.24%
2000년 8월 8일버라이즌-11.23%+0.29%+32.21%
2014년 8월 6일T모바일-8.40%-2.64%-7.12%
2014년 12월 9일T모바일-8.33%+12.26%+27.74%
2022년 1월 26일AT&T-8.42%-4.21%+8.11%
2023년 4월 20일AT&T-10.41%-6.23%-22.44%
2025년 4월 25일T모바일-11.22%+4.34%+0.87%

같은 크기의 급락이라도 그 뒤는 +32%와 -22%로 갈렸습니다. 결과를 가른 것은 하락 폭이 아니라 급락의 이유가 그 뒤 실제 사업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였을 텐데, 그것은 주가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집계의 한계

  • 29번은 독립된 사례가 아닙니다. 2023년 7월 17일은 AT&T와 버라이즌에서 각각 한 번씩 세었고, 1998년 10월 9일과 12일처럼 붙어 있는 날도 있습니다. 표본이 작아 평균과 중앙값은 사례 몇 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 기준(S&P500 -1% 이상, 종목 -6% 이하)을 바꾸면 사례 수와 결과가 달라집니다.
  • 과거 사례의 원인은 제각각이고, 이 글에서 하나하나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새 경쟁자가 주파수를 확보했다는 이유로 세 회사가 함께 내린 이번과 같은 경우는 자료 안에 없습니다.
  • Yahoo Finance의 AT&T 자료는 옛 SBC, 버라이즌 자료는 옛 벨 애틀랜틱에서 이어지는 주가입니다. 합병과 분사를 거치며 지금과 다른 회사였던 기간이 들어 있습니다. T모바일은 메트로PCS와 합병해 현재 이름으로 거래된 2013년 5월 이후만 썼습니다.
  • 수익률은 배당과 분사를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이라, 당시 화면에 보이던 등락률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 거래 금액과 시가총액 감소 규모, 분석가 평가는 인용한 보도 기준입니다. 거래는 아직 규제 승인 전입니다. 이 글은 앞으로의 주가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정리

  • 10월 9일 AT&T는 -9.81%, 버라이즌은 -8.75%, T모바일은 -13.27%였습니다. 버라이즌은 2002년 7월 이후, T모바일은 2013년 현재 이름으로 거래된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입니다.
  • AT&T와 버라이즌의 “10%대 하락"에는 배당락 약 1%p가 들어 있습니다. AT&T의 “2000년 이후 최악"은 단순 종가 비교 기준이고, 배당락을 반영하면 2023년 4월 이후 최대입니다.
  • 1983년 이후 AT&T와 버라이즌이 같은 날 5% 넘게 내린 22일 중 S&P500이 오른 날은 2023년 7월 17일과 이번, 두 번뿐입니다.
  • 시장은 버텼는데 통신주만 6% 넘게 내린 과거 29번의 60거래일 뒤 중앙값은 +3.11%로 평소(+3.13%)와 같았고, 결과는 -22%부터 +35%까지 크게 갈렸습니다.

자료와 방법: Yahoo Finance의 T(AT&T), VZ(버라이즌), TMUS(T모바일), AMT, CCI, SBAC, SPCX의 일별 종가와 수정주가(배당·분할 반영), ^GSPC(S&P500) 일별 종가를 썼습니다. 기준일은 2026-10-09입니다. 등락률과 순위는 수정주가의 하루 변화율로 계산했고, 비교 기간은 AT&T·버라이즌 1983-11-22 이후 10,804거래일, T모바일 2013-05-02 이후 3,381거래일입니다. 이후 수익률은 급락한 날 수정주가 대비 5, 20, 60거래일 뒤 수정주가의 변화율이고, “모든 거래일"은 같은 기간 세 종목의 모든 날을 합쳐 계산했습니다. 뉴스 내용은 Axios, Yahoo Finance, Quartz, CNBC, 머니투데이, 뉴스핌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