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투자 매체에서 많이 돌았던 숫자는 ‘148억 달러’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질 캐리 홀 전략가 팀이 매주 내는 고객 자금 흐름 집계에서, 고객들이 한 주 동안 개별 종목을 148억 달러어치 순매도해 2008년 집계 시작 이후 최대였다는 내용입니다. 24/7 Wall St.는 이를 “multibillion-dollar stampede"라고 부르며 기사를 냈고(24/7 Wall St., 야후 파이낸스 전재), 같은 집계를 Rallies도 전했습니다.
BofA 리포트 원문은 고객용이라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두 매체가 전한 내용만 요약하고, 그 주장이 가리키는 시장 움직임을 Yahoo Finance 자료로 직접 확인합니다.
기사가 말한 것
두 보도가 공통으로 전한 핵심은 네 가지입니다.
- 개별 종목은 팔고 ETF는 샀다. 고객들은 개별 종목을 148억 달러 순매도하고 주식 ETF는 28억 달러 순매수했습니다. 그 주 S&P500은 1.9% 내렸다고 보도됐습니다(24/7 Wall St.).
- 모든 고객군이 팔았다. 기관은 3주 연속 순매도, 개인은 2주 순매수 뒤 매도로 돌아섰고, 헤지펀드도 5주 만에 처음 순매도했습니다(Rallies).
- 기술과 산업재에서 빠져 방어 업종으로. 기술 업종 유출은 기록적 수준(Rallies는 사상 최대, 24/7 Wall St.는 사상 두 번째라고 전해 표현이 다릅니다), 산업재는 주간 기준 사상 최대 유출로 12주 연속 순매도였습니다. 에너지는 6주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서 가장 많이 들어왔고, 부동산·필수소비재도 순매수, ETF 중에서는 헬스케어 ETF에 가장 많이 들어왔다고 보도됐습니다.
- 다만 다른 숫자도 있다. 24/7 Wall St.는 EPFR 집계로 10월 21일까지 한 주 동안 기술 펀드에 188억 달러가 들어와 7월 이후 가장 많았다는 점, 10월 말 회계연도를 맞는 펀드들의 절세용 매도가 섞였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적었습니다.
집계 주간은 보도에 날짜가 명시되지 않았지만, BofA 주간 집계는 직전 한 주(월–금)를 다루고 보도된 S&P500 하락률 1.9%가 10월 12–16일 주간과 맞아서(아래 계산) 이 주로 봤습니다.
데이터로 확인해 보니
1. 그 주 S&P500 -1.95%: 보도와 일치, 다만 드문 하락은 아니다
10월 9일 종가 대비 10월 16일 종가로 계산한 S&P500 주간 수익률은 -1.95%입니다. 보도의 -1.9%와 맞습니다. 하지만 1999년 이후 1,455주 가운데 이보다 크게 내린 주는 220주(15.1%)로, 일곱 주에 한 번꼴입니다. 지수만 보면 ‘역대 최대 매도’에 걸맞은 큰 하락은 아니었습니다.
2. 업종 안에서는 이례적인 한 주였다
지수 밑에서는 업종이 크게 갈렸습니다. 같은 주 업종 ETF 수익률입니다.
| 업종 ETF | 10/12–10/16 | 10/19–10/23 | 2주 합계 | 보도된 고객 매매 |
|---|---|---|---|---|
| 기술(XLK) | -7.70% | -0.13% | -7.82% | 매도 |
| 산업재(XLI) | -0.88% | -1.87% | -2.74% | 매도 |
| 에너지(XLE) | +4.86% | +1.60% | +6.53% | 매수 |
| 헬스케어(XLV) | +3.45% | +1.45% | +4.96% | 매수(ETF) |
| 필수소비재(XLP) | +5.02% | +0.73% | +5.79% | 매수 |
| 부동산(XLRE) | +1.32% | +0.97% | +2.31% | 매수 |
| S&P500 | -1.95% | -0.47% | -2.40% | – |
XLK의 주간 -7.70%는 1999년 이후 1,452주 중 25번째로 나쁜 주였고, XLP의 +5.02%는 21번째로 좋은 주였습니다. 두 업종의 주간 수익률 차이는 -12.72%p로, 1999년 이후 1,452주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격차입니다. 이보다 큰 격차는 2000년 4월 14일 주(-17.91%p), 2000년 11월 10일 주(-16.41%p), 2002년 7월 26일 주(-18.09%p) 세 번뿐이었습니다. ‘기술에서 방어 업종으로’라는 기사 주장은 가격으로도 분명히 확인됩니다.
3. 고객들은 ‘그 주에 오른 업종’을 샀다
보도된 매매 방향을 수익률과 겹쳐 보면, 고객들이 판 두 업종(기술·산업재)의 그 주 평균 수익률은 -4.29%, 산 네 업종(에너지·헬스케어·필수소비재·부동산)은 +3.66%였습니다. 자금 흐름이 가격을 앞서 움직였다기보다 같은 주의 가격 방향과 같은 쪽이었다는 뜻입니다. 이 집계만으로는 매도가 하락을 만들었는지, 하락을 보고 팔았는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다음 주(10/19–10/23)에는 판 업종 평균 -1.00%, 산 업종 평균 +1.19%로 방향은 이어졌지만 폭은 크게 줄었습니다. 기술과 필수소비재의 격차도 -0.86%p로 좁아졌습니다. 이번 주 가장 많이 내린 업종은 메타가 포함된 커뮤니케이션(XLC, -4.36%)이었습니다. 9월 25일 종가부터 10월 23일까지 4주로 넓혀 보면 XLK는 -6.64%, XLP는 +7.56%입니다.
4. 비슷한 ‘기술 급락·방어 급등’ 주 뒤에는?
격차가 -12.72%p 이하였던 과거 세 번은 표본이 너무 작아, 기준을 -8%p 이하로 넓혔습니다(4주 안에 겹치는 주는 하나로 묶음). 1999년 이후 13번이고, 2000–2003년과 2008년에 몰려 있으며 2010년 이후는 2024년 9월 6일 주와 2025년 4월 4일 주 두 번입니다.
| 기준 주 이후 | 기술(XLK)이 필수소비재(XLP)를 이긴 횟수 | 상대 성과 중앙값 | S&P500 오른 횟수 | S&P500 중앙값 |
|---|---|---|---|---|
| 4주 뒤 (13번) | 8번 | +1.88%p | 6번 | -1.19% |
| 13주 뒤 (13번) | 6번 | -3.38%p | 5번 | -1.79% |
| 모든 주 4주 뒤 (1,448번) | 55.6% | +0.53%p | 62.1% | +1.21% |
| 모든 주 13주 뒤 (1,439번) | 58.6% | +1.76%p | 67.7% | +3.18% |
4주 뒤에는 기술 업종이 되돌아오는 경우가 조금 더 많았지만, 13주 뒤에는 오히려 방어 업종이 더 나았던 경우가 많았고 S&P500도 평소보다 약했습니다. 다만 13번 중 대부분이 2000년대 초 기술주 거품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기간이라, 그 시기의 하락장이 숫자를 끌어내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 투자자에게 다른 점
같은 기간 국내 시장의 흔들림은 미국 기술 업종보다도 컸습니다. 10월 9일 한글날 휴장 때문에 10월 8일 종가 대비 10월 16일 종가로 계산하면 코스피는 -14.46%, 삼성전자는 -17.75%, SK하이닉스는 -24.33%였습니다. 그다음 주(10/16 → 10/23)는 코스피 -2.08%, 삼성전자 0.0%, SK하이닉스 +0.39%로 진정됐고, 코스피는 10월 23일 5,550.30에 마감했습니다.
최근 2년(103주) 주간 수익률로 보면 코스피는 미국 기술 업종(XLK)과 상관계수 0.48로 함께 움직였고, 필수소비재(XLP)와는 -0.11로 거의 관계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기술을 팔고 방어 업종을 사는’ 흐름이 나오면, 반도체 비중이 큰 코스피는 방어 쪽이 아니라 파는 쪽에 가깝게 반응해 왔다는 뜻입니다. 원/달러 환율(Yahoo Finance KRW=X)은 10월 12–16일 주에 -0.15%, 다음 주 -1.29%로 원화가 소폭 강해졌고 10월 23일 1,323.66원이었습니다. 이번 하락은 환율 급등을 동반하지 않았습니다.
마켓랩의 해석
마켓랩은 이 기사를 ‘고객들이 기술주에서 도망쳤다’보다 ‘기술과 방어 업종의 가격 차이가 25년에 몇 번 없을 만큼 벌어진 주에, 자금 흐름도 같은 방향이었다’로 읽습니다. 자금 흐름 집계는 BofA 고객이라는 한 표본이고, 같은 기간 EPFR 집계는 기술 펀드 유입을 보여 줬으니, 이 숫자를 시장 전체의 판단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 비슷한 주들과 다른 점은 S&P500 자체의 하락이 -1.95%로 작았다는 것입니다. 2000년 4월 14일 주에는 S&P500도 -10.54% 빠졌고, 이번에는 지수 밑에서 업종만 크게 갈렸습니다. 만약 다음 몇 주 동안 기술 업종의 하락이 지수 전체로 번져 S&P500 주간 낙폭이 커진다면, ‘지수 아래의 순환’이라는 이 읽기는 맞지 않습니다. 다음에 확인할 숫자는 10월 19–23일 주를 다룰 다음 BofA 집계에서 기술 업종 순매도가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주 XLK와 XLP의 격차가 -0.86%p 수준에 머무는지입니다.
이 집계의 한계
- BofA 리포트 원문을 직접 보지 못했습니다. 매매 규모·방향·기록 여부는 24/7 Wall St.와 Rallies 보도에 의존했고, 기술 업종 유출이 사상 최대인지 두 번째인지는 두 매체 표현이 다릅니다. 집계 주간(10월 12–16일)은 보도된 S&P500 하락률과 맞춰 추정한 것입니다.
- 업종 ETF(XLK 등)는 S&P500 업종 지수를 따르는 상품으로, BofA 고객이 실제로 사고판 종목과 같지 않습니다. 부동산(XLRE)은 2015년, 커뮤니케이션(XLC)은 2018년에 생겨 역사 비교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 과거 비교는 1999년 이후 금요일 종가 기준 주간 수익률이고, 배당은 반영된 수정 종가입니다. 격차 -8%p 이하 13번은 대부분 2000–2003년과 2008년에 몰려 있어, 특정 하락장의 특징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과거 횟수는 확률이나 예측이 아닙니다.
- 국내 수익률은 한글날 휴장으로 10월 8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해, 미국과 거래일이 하루 다릅니다.
정리
- BofA 고객 집계에 따르면 10월 12–16일 한 주에 개별 종목 순매도가 148억 달러로 2008년 이후 최대였고, 기술·산업재에서 빠져 에너지·필수소비재·부동산·헬스케어 ETF로 옮겨 갔다고 보도됐습니다.
- 같은 주 S&P500은 -1.95%로 보도와 일치했지만 일곱 주에 한 번꼴인 하락이었고, 이례적이었던 건 업종 간 격차였습니다. XLK -7.70%, XLP +5.02%, 격차 -12.72%p는 1999년 이후 1,452주 중 네 번째였습니다.
- 고객들이 산 업종은 그 주에 이미 오른 업종(평균 +3.66%), 판 업종은 내린 업종(평균 -4.29%)이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격차가 -0.86%p로 줄었습니다.
- 코스피는 최근 2년 미국 기술 업종과 상관 0.48로 움직였고, 같은 주 -14.46%로 미국 기술 업종보다 더 크게 흔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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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와 방법: Yahoo Finance의 수정 종가로 S&P500(^GSPC), 미국 업종 ETF 11개(XLK, XLI, XLE, XLV, XLP, XLRE, XLU, XLF, XLY, XLB, XLC), 코스피(^KS11), 삼성전자(005930.KS), SK하이닉스(000660.KS), 원/달러(KRW=X)를 받아 계산했습니다. 기준일은 2026-10-23(미국 정규장 마감 후)이고 장중 값은 쓰지 않았습니다. 주간 수익률은 금요일(휴장 시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변화율이고, 과거 비교는 1999년 1월 첫 주부터 2026년 10월 23일까지입니다. ‘N주 뒤 상대 성과’는 기준 주 금요일 종가 대비 N주 뒤 XLK 수익률에서 XLP 수익률을 뺀 값입니다. 상관계수는 2024년 10월 말부터 103주의 주간 수익률로 계산했습니다. 고객 매매 규모·방향, EPFR 기술 펀드 유입, 절세 매도 언급은 24/7 Wall St.(야후 파이낸스 전재)와 Rallies 보도를 인용했고 따로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